J Cafe • 방콕에서 이스라엘 가정식 경험하기
J Cafe – 방콕에서 먹는 이스라엘 가정식
방콕이 식도락의 도시인 이유는 물론 맛있고 저렴하기까지 한 태국 로컬 음식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거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바로 방콕 시내를 떠나지 않고 전 세계의 다양한 현지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점.
쩝쩝박사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이 도시, 방콕에 살면서 내가 즐겨 먹는 음식의 카테고리중 하나가 바로 중동 음식이다. 방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동 음식은 또 그 안에서 터키, 이집트, 레바논, 이스라엘 등등 각각 다른 나라의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로 나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후무스, 바비큐 그릴, 피타 빵, 팔라플, 샐러드 등을 서빙한다. (물론 세세한 차이점이 있겠지만 비전문가인 나에게는 다들 비슷비슷한 느낌이다.)
이 글에서 소개할 J Cafe의 음식은 다른 중동 음식 전문점들보다 조금 더 가볍고 건강한 느낌을 준다. 기름진 고기류 없이 샥슈카, 샐러드, 샌드위치, 베이커리류 등에 더 집중된 메뉴 때문일 수 있겠다. 한창 J Cafe 음식에 중독돼서 일주일에 서너번씩 배달시켜 먹다가 결국 직접 식당을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J Cafe – 코셔 레스토랑, 베이커리, 식료품점이 한 곳에
또 J Cafe만의 독특한 점은 식당뿐만 아니라 베이커리와 식료품점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당 내부에 이스라엘에서 직수입한 ‘코셔’ 제품들을 판매하는 식료품 섹션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여기서 ‘코셔’란, 유대교 율법에 따라 준비되어 섭취가 허용된 음식을 뜻한다. 유대교에서는 음식을 먹는 순서, 재료의 혼합, 준비 절차 및 섭취 가능한 음식 등에 대해 매우 세세하게 규정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조개류, 돼지고기, 올바른 방법으로 도축되지 않은 육류, 그리고 육류와 유제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 등이 코셔 식단에 금지되어있다. 유대교도에게 코셔 식단을 따르는 일은 신의 의지를 따르는 것과 같다.
식당 한편에 마련된 공간에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간식류, 차, 소스, 냉동식품, 시리얼, 심지어 샴푸와 생리대 같은 생필품까지 알차게 진열되어있다. 구경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남의 나라 슈퍼마켓 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것. 히브리어로 빼곡히 적혀있어 잘 알지도 못하겠는 식품들을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빠져서 구경했다.
의외의 빵 맛집?
처음 J Cafe에서 음식을 배달시켰을 때 나를 중독의 길로 빠지게 만든 메뉴는 바로 이 집의 피타 빵과 이스라엘식 롱번 (길쭉한 빵) 이었다. 내가 이전까지 중동음식점에서 시켜 먹은 피타 빵은 보통 맛이 강한 다른 음식을 중화시킬 목적으로 곁들여 먹는 “무맛의 탄수화물”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집의 빵은 확실히 차원이 다르다. 아마 베이커리를에서 빵을 매일 신선하게 굽는다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중독된 J Cafe의 피타빵과 롱번 모두 부드럽고 쫄깃하고 폭신한 식감으로 시작해서 중독적인 고소한 맛으로 마무리한다. 빵순이라면 한 번 먹고는 만족할 수 없는 그런 맛.
식당에 직접 방문했을 때 배달로는 주문할 수 없던 페이스트리류를 판매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여기서 정말 동네 식당 같은 느낌을 받은 점이 있는데, 페이스트리를 오븐에서 나온 그대로 트레이에 진열해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스라엘 현지인들이 집밥 먹으러 오는 곳이니, 굳이 필요 이상으로 형식이나 모양을 꾸미지 않는 것 같았다.
판매 방식은 내가 먹고 싶은 페이스트리를 트레이에서 집어 골라 서버에게 건네면 그 자리에서 무게를 달아 가격을 매긴다. 나는 치즈, 바닐라, 시나몬이 들어간 페이스트리를 하나씩 맛보았다. 오븐에서 바로 나왔으면 정말 맛있었겠는데, 내가 방문한 시간이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여서인지 페이스트리가 눅눅해져 있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총평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지만,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러 찾아갈 식당은 아니다. 뭔가 찐 이스라엘 현지인들의 맛집 같은 느낌으로, 방콕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말에 가족 식사를 하러 많이들 오는 것 같았다. 방콕 여행 중 이스라엘에서 건너온 식료품을 구경하고 싶다면, 또 J Cafe의 갓 구운 따끈한 빵 맛이 궁금하다면 직접 방문해볼 만 하다. 그렇지 않으면 foodpanda나 Grab 앱으로 배달시켜서 먹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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